한상엽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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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본인소개 부탁할께요.
안녕하세요. 올해 35살 한상엽 이라고 합니다. 제 소개를 간단히 드리자면 세명대 한의학과를 졸업하고 자생한방병원(척추전문한방병원)에서 침구과 전문의를 수료하고 부천자생한방병원에서 진료원장으로 근무하였습니다. 사실 아내가 CSM에 석사과정으로 오게 되면서 내조를 위해 따라오게 되었습니다. 유코잡스에서 저의 이야기를 궁금했던 것도 한의사는 유코잡스에서 생소한 직군이기에 그러하지 않았나 싶네요. 한의사에 대해 간단히 이야기를 드리자면 전통의학이 정식 교육 과정에 들어가 있는 나라가 몇 없습니다. 한국, 중국, 일본정도죠. 그 중에서도 한국은 의대와 같은 6년제 교육 과정(예과2년, 본과4년)을 가지고 있습니다. 전국에 11개의 한의과 대학이 있습니다. 졸업 후에는 저처럼 전문의 과정(인턴1년, 레지던트3년)을 병원에서 밟는 경우도 있지만 사실 대부분은 여러분이 알고 있는 한의원을 바로 개원하게 됩니다. 사설이 길었네요.

2.인생에서 가장 큰 도전은 무엇이며 어떻게 극복하셨나요?
사실 결혼과 동시에 영국으로 오게 된 것이 제 인생에서 가장 큰 도전이 아니었나 싶네요. 사실 한의사가 영어를 쓸 일이 없기에 대학에 입학하면서부터 영어를 멀리했죠. 그 흔한 토익공부도 한 적이 없었어요. 문과였기 때문에 나름 문법에는 자신이 있다고 생각했지만 이게 10년이 넘게 영어와 멀어져 있다 보니 아직까지도 쉽지 않은 부분이 영어가 아닌가 싶네요. 또한 낯선 땅에서 아는 사람도 없이 아내와 둘이서 신혼 생활을 시작하는 것이 큰 도전이었습니다. 특히 처음 이곳에 와서 지금 거주하는 집을 구할 때 고생을 많이 했어요. 한국도 마찬가지겠지만 이곳도 마음에 드는 집은 뒤돌아서면 금방 나가버려서 아내랑 집을 구하러 다니다가 좌절하고 울기도 많이 했네요. 그래도 혼자보단 둘이서 해쳐나가다 보니 힘든 일도 잘 이겨내고 지금까지 지내고 있는 것 같아요.

3.영국엔 언제 오셨나요?
영국이랑은 나름 인연이 있는 것 같아요. 중학교 1학년때 캠브리지에 1달간 어학연수를 오게 되었습니다. 홈스테이를 하면서 영국인 가정에 머물렀는데 영어회화를 전혀 못하던 시절이라 홈스테이 할아버지가 말씀해주신 것을 알아듣지 못하고 캠브리지에서 길을 잃어 국제 미아가 될 뻔도 했었습니다. 고모부가 캠브리지에서 박사과정을 하셔서 20년전에 영국에 살고 계셨던 것도 인연이면 인연이겠네요. 2014년 5월에 아내와 결혼을 하고 7월에 런던으로 오게 되었습니다. 런던으로 오게 되면서 병원을 그만두게 되었습니다. 횟수로 따지면 2년 가까이 되어가는데 근 2년간 신혼생활을 영국 런던에서 했으니 저한테는 참 큰 행운인거 같습니다.

4.영국에서 경험해 본 것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셋을 뽑는다면?
Firstly, Manners Make Man. 런던에서 생활하면서 참 많이 느끼는 것은 정말 이곳 사람들은 매너가 일상적이라는 것이에요. 예를 들자면, 문을 열고 뒷사람을 위해서 문을 잡아준다던지, 조금이라도 부딪히거나 하면 항상 죄송하다고 말을 하는 것입니다. 한국에 한번 들어가 보면 이런 것이 자연스러운 것인 곳에서 생활하다 그렇지 않은 환경에 처하게 되면 정말 화가 나는 경우가 많아지게 되죠. 괜히 선진국이 아니구나 란 생각을 많이 하게 됩니다. 어떻게 보면 그런 매너도 삶에 여유가 있어야 생기지 않나 싶은데 한국은 점점 삶이 팍팍하고 여유가 없어 그런게 아닌가 싶기도 하네요.

Secondly, Rent House. 앞에서도 이야기 했지만 살 집을 구하러 다녔던 것이 가장 기억에 남는 두 번째가 아닐까 싶네요. 처음 이곳에 와서 민박에 방을 잡아놓고 1주일 내도록 아침부터 저녁까지 발품을 팔아 집을 보고 고민하고 한다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었습니다. 마음에 드는 집이 있어서 다음날 결정하려고 전화해보면 이미 계약이 되었다는 소리도 들었고, 심지어는 계약서를 쓰고 있는 와중에 집주인이 친구가 와서 집을 빌려주기로 했다는 말도 안되는 소리(나중에 안 사실은 학생을 기피하고 장기계약을 원하는 경우였음)도 들었습니다. 집을 계약 하는 과정도 쉽지가 않았습니다. 영국인 보증인이 2명이나 필요했고, 3개월치 은행거래 내역도 필요했고, 6개월치는 선납해야 되는 조건도 있었습니다. 이런 꼼꼼한 과정들이 사실 당연한 것인데 한국에서는 상상 할 수 없는 부분들이어서 힘든 점이 많았습니다. 또한 전세라는 개념이 없는(사실 우리나라에만 있는 개념) 곳이기에 월세로 매달 돈을 내는 것도 당연히 아깝기도 하구요.

Thirdly, Baby On The Board. 임산부가 신청하면 주어지는 흰색바탕의 배지입니다. 사실 곧 아들이 생기는 예비 아빠입니다. 4월 말에 출산 예정입니다. 저런 배지가 있다는 걸 알고 신청해서 아내가 배지를 차고 다닙니다. 만원 지하철에 아내와 함께 타게 되면 배지를 보는 즉시 많은 분들이 자리를 양보해주는 모습을 보면서 또 큰 감동을 받았습니다. 영국은 NHS로 인해 의료비가 무료인건 많이들 알고 계실 겁니다. 임산부는 출산 전까지 초음파로 두 번 검사를 받게 되고 산파와도 2-3번정도 만나 검사를 받게 됩니다. 한국에 비해서는 턱없이 적은 횟수죠. 초음파가 태아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연구가 없는 상태에서 어느 것이 좋다 나쁘다 판별하긴 힘들지만 그래도 비용이 들지 않는 것은 참 좋은 것 같습니다.

5. 취미 생활은요?
1)영국 드라마 시청 – 미드 시청을 즐겨하던 저라서 영어 공부에도 도움이 되고 영국식 영어에 좀 더 친숙해지고자 영국 드라마 시청을 즐겨하는 편입니다. 미드에 비해서 재미가 없다고 말하시는 분들도 많지만 저에겐 나름 취향저격이 되는 드라마가 많았습니다. 주로 Iplayer를 통해서 보는데 최근 즐겨보는 것으로는 Cuckoo(코미디 드라마인데 주인공이 테일러 로트너), Siblings(남매 이야기인데 정말 돌아이 같아요)와 Trust me, I am a Doctor(건강과 관련된 정보를 의사들이 여러 가지 실험을 통해 전달해줌)를 즐겨봅니다.

2)요리 – 본의 아니게 취미가 되었네요. 아내가 임신 중에 학교를 다니고 있고, 전 영어 공부만 하고 있는 중이라 시간이 제가 더 많을 수밖에 없습니다. 따라서 요즘은 식사를 제가 거의 준비하고 있는데 식재료를 사서 요리를 하고 아내가 맛있게 먹어 주는 것이 그렇게 즐거울 수가 없습니다. 아직은 레시피를 찾아서 핸드폰을 보아가며 하고 있지만 언젠가는 눈대중, 손대중으로 요리하는 날이 오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습니다.

6. 맛집 3군데만 추천해 주세요.
1)Goya – 제가 사는 동네는 Pimlico Library 근처에 위치한 스페인 식당입니다. 1년이 넘도록 그 앞을 지나다니면서 항상 사람들이 북적거려서 궁금해만 하고 있다가 어머님이 방문 하셨을 때 같이 식사를 했는데 스페인에서 먹었던 음식맛과 차이가 없었습니다. 가격도 적당하고 정말 맛있었어요. 빠에야를 정말 좋아하는 저에게는 최고의 레스토랑 입니다.

2)Kyoto Sushi Restaurant – 레스터 스퀘어역과 토튼햄 코트로드역 사이쯤에 있는 일식 레스토랑입니다. 스시 레스토랑이지만 스시를 먹으로 간게 아니라 짬뽕을 먹으러 자주 가는 식당입니다. 런던에 살다보면 매운 한국 음식이 먹고 싶을 때가 있습니다. 그 중에서도 짬뽕이 특히 땡길때가 있죠. 뉴몰든까지 가면 물론 더 맛난 짬뽕을 먹을 수 있겠지만 이곳 교토 짬뽕도 정말 괜찮다고 생각합니다. 홍대 초마 짬뽕을 좋아하는 저로선 물론 초마 짬뽕에 비할바 아니지만 그래도 비슷한 맛이 나서 좋아하는 레스토랑입니다.

3)Dishoom – 인도음식 레스토랑입니다. 레스터 스퀘어 역에서 코벤트 가든 역으로 가는 방향에 있습니다. 저녁시간 특히 주말에는 최소 30분 대기가 걸리는 레스토랑입니다. 분위기도 정말 좋고 음식도 깔끔하니 맛있습니다. 커리에 난을 찍어 먹으면 정말 맛있습니다. 인도음식 드셔보시고 싶으시면 한번 방문해 보세요. 강추합니다.

7.이럴 땐 정말 영국이 싫다.
1)일처리가 늦을 때 – 사실 지금은 적응이 되어서 그러려니 하지만 인터넷 연결하는데 1달이나 걸렸을 땐 정말 한국이라면 상상도 못할 시간인대 말이죠.
2)겨울에 해가 빨리질 때 – 물론 한국도 겨울엔 해가 빨리 떨어지지만 그래도 런던만큼은 아니겠죠? 겨울에 해가 너무 빨리 떨어지면 야외 활동에 어쩔 수 없이 제약이 생기다보니 이건 좀 답답한 부분이네요.
3)양념통닭 시켜먹고 싶을 때 – 집에서 몇 번 해먹어 보지만 그래도 시켜먹는게 더 맛있잖아요. 물론 치맥이란 식당에서 시켜 먹을 수 있지만 그래도 그게 한국이랑 완전 같지는 않죠.

8.이럴 땐 정말 영국이 좋다.
사실 싫은 몇 가지도 이젠 다 적응이 되었고 저한테는 런던이란 도시가 더 할 나위 없이 좋은 곳이에요. 중학교 때 와서도 느꼈지만 운전하시는 분들에게 마저도 매너가 보이는 그런 젠틀함이 좋습니다. 현대적인 것들과 클래식한 것들이 조화를 이루고 있는 분위기도 너무 좋습니다. 사실 한국은 고속성장 속에서 옛것들은 너무 구식으로 치부되어 사라져 버린 것들도 많은데 이곳에선 그런 것들도 다 나름의 가치를 인정받는 다는 게 참 보기 좋았습니다. 아내가 디자인 전공자라 그런지 몰라도 도시의 아이덴티티가 확실히 정립이 되어있는걸 보면서 한국도 겉할기 식의 정책이 아닌 뭔가 꾸준함이 필요하다고 많이 느끼게 되었습니다. 런던하면 공원이지요. 또한 공원이 많아서 산책하기도 좋고 운동하기도 좋고 여러 가지 행사도 많이 하고 참 좋습니다. 예전 사회시간에 배웠던 런던 스모그! 이젠 옛말이 아닌가 싶습니다. 요즘은 서울이 공기가 더 안 좋은것 같습니다. 서울에 가면 런던에서 하지않던 기침이 더 많이 나더라구요. 저만 그런가요?^^;

9.영어 공부는 어떻게 하는게 좋을까요?
이건 제가 물어보고 또 물어봐야 되는 질문인거 같습니다. 일단 제가 생각하기엔 영어 공부는 이곳에선 공부가 아니라 생활이 되어야 하는게 당연한 것 같습니다. 마치 공기처럼 말이죠. 물론 영어 한마디 못해도 런던에서 생활 충분히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렇지만 직장을 구하고 일을 하기 위해서는 당연히 언어가 기본이 되어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기본적인 부분부터 열심히 해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단어공부 열심히 해야겠죠. 또한 영국 드라마나 영국 프로그램들을 많이 접해야 할 것 같습니다. 그 속에서 영국 사람들의 생각이나 행동양식들을 간접적으로 접해보기도 하고, 상황에 맞는 표현법이나 어휘들을 익히는 노력이 필요하고 봅니다. 하지만 그 어떤 것보다 중요한 것은 영국인 친구를 만나서 매일매일 영어를 쓰는 것이 가장 효과적인 공부법이라고 봅니다.

10.언제 한국이 제일 그리우세요?
사실 이곳에 오기 전에는 병원에서 일하는 것이 참 힘들었습니다. 누구나 마찬가지겠지만 하루에 40-50명씩 환자를 보게 되면 정말 힘들거든요. 저는 또 환자분들이 근골격계 질환 환자들이 대부분이라 몸을 많이 써야하는 치료법이 대부분 이었습니다. 근데 막상 공부만 하고 있으니 또 진료 보던 그때가 많이 그리워지네요. 물론 런던에서 진료를 하게 된다면 한국이 그리워지지 않을 것 같네요. 런던에 산지 2년도 되지 않아서 그런 것 일 수도 있지만요.

11.처음 영국 생활을 시작하는 분들께 드릴 말씀
처음이란 무엇이든 다 힘들다고 생각해요. 집 떠나면 당연히 고생스럽습니다. 하물며 같은 한국도 아니고 타국이니까 더 할 거라 생각합니다. 한국이랑은 문화도 다르고 언어도 다르기 때문에 그리고 우리는 여기서 이방인이기에 감수해야할 불편한 부분이 있는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해야 합니다. 그렇지만 누구나 목표가 있어서 이곳에 왔다고 생각합니다. 목표도 없이 그냥 오신 분은 없겠죠? 목표가 있다면 그 목표를 이루기 위해 최선을 다해야 합니다. 한국은 언론에 다뤄지는 부분만 봤을 땐 희망이 없어 보입니다. 그래도 이곳엔 한국 보다는 조금 더 희망적인 부분이 있지 않을까 하는 막연한 기대를 해 봅니다. 최선을 다하면 꼭 자신이 목표했던 것들을 이뤄 내실 수 있을 거라 생각합니다.

12.앞으로의 계획
제가 주로 진료하고 관심을 가지고 공부했던 파트가 근골격계 질환들입니다. 허리 디스크, 목 디스크, 무릎관절, 어깨관절 등등등. 다행히 영국이 미국과 더불어 Osteopathy라는 치료의학에 선두주자입니다. 올 9월에 석사과정에 입학을 앞두고 있습니다. 2년 과정인데 졸업 후에 한의학과 Osteopathy를 접목해서 치료하는 클리닉을 가능하다면 런던 중심부에 개원하고 싶고, 더 큰 꿈이라면 영국 프리미어리그 축구팀 팀닥터로 일해보고 싶습니다. 더불어 유코잡스 회원분들중에 도움이 필요하신 분들께도 작은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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