괜찮아요?

모국어를 사용하지 않는 나라에서 살다보면, 가끔 모국어가 생각나지 않는 경우를 종종 발견 할 수 있습니다. 분명 매일같이 사용하고 듣던 말인데 갑자기 말이 생각이 나지 않고 혀끝에서 맴도는 것이지요. 예를 들면, 분명히 ‘제한적이다’라는 말을 하고 싶은데, 대신 ‘limited’만 머릿속에서 빙빙 도는 것처럼 말입니다. 그러다보면 한국 사람들끼리도 ‘그건 리미트가 있지’라는 말을 하게 되는 걸 볼 수 있습니다.
이런 현상은 비단 어려운 단어뿐만 아니라 쉬운 단어에서도 쉽게 발견되는데 오른쪽, 왼쪽 대신에 ‘right, left’가 먼저 떠오르는 것입니다. 아무래도 주로 사용하는 언어에서 생활영역이 떨어져 있기 때문에 일어나는데 이런 일은 굉장히 빈번하고 흔하게 발생하기 때문에 부디 ‘맙소사! 한국말이 생각 안나다니.’라고 고민하는 일이 없으시길 바랍니다. 한국 뉴스나 현대 한국어의 집합소라고 할 수 있는 다음이나 네이버와 같은 포털사이트를 며칠만 몰아서 읽어도 해결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니까 가끔 한국어가 생각 안 난다고 해도 괜찮습니다.
이 말을 하려고 여기까지 왔는데 서론이 조금 길어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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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는 좀 피곤했는데 오늘은 괜찮다. 정말 괜찮아요.
맛이 어때요? 괜찮아요? 맵지만 괜찮네요.
비가 내려도 괜찮아요. 어제는 춥더니 오늘은 괜찮네요.
영국에서 생활을 하시면서 외국친구들에게 한국어를 가르치고 알려주시는 분들을 많이 볼 수 있습니다. 특히 한국으로 여행을 계획하고 있는 외국 친구에게 알려줄 첫 번째 단어를 꼽으라면 저는 주저하지 않고 ‘괜찮아요.’를 선택할 것 같습니다.
모든 상황에서 통용되는 건 아니지만 ‘괜찮다’는
한국어의 ‘마법의 단어, Magic word’중 하나입니다.
먼저, ‘괜찮다’는 ‘꽤 좋다’로 사용할 수 있는데
“그 사람은 정말 괜찮은 사람이야.” “저 식당 진짜 괜찮다.”
두 번째는 ‘별 문제가 없다’로 사용됩니다.
“밥 안 먹어도 괜찮아? 응. 점심을 많이 먹었어.”
“여기 좀 앉아도 괜찮죠?”
마지막으로 사전에서는 찾을 수 없지만 ‘괜찮다’는 완곡한 거절에 사용되기도 합니다. 외국인 친구가 한국에 놀러가서 부드럽게 거절해야 하는 상황이 생긴다면 사용할 수 있겠지요.
“더 먹어.” “아니야. 괜찮아.”
한국인에게는 굉장히 친숙한 말이지만 외국인들에게는 상황을 알아야 쓸 수 있는 표현입니다. 한국어로 이야기할 때 실수할까봐 걱정하는 외국 친구가 있다면
‘괜찮다’고 말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