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에 많은 시간을 컴퓨터와 핸드폰 속에서 지내는 저를 돌아보면서 정보를 소비하는 시대에 살아가는 우리는 잠시 멈춰서 우리가 살아왔던 사회, 살아가는 지금에 대해서 과학과 인문학을 통틀어 깊게 생각해 보는 시간이 필요하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이러한 생각을 바탕으로 ‘과학으로 바라보는 사회이슈’ 시리즈는 글을 읽는 독자분들에게 다양한 생각의 물음표를 던지고자 기획되었습니다.
그 문을 여는 첫번째 주제는 현재 필리핀에서 벌어지고 있는 ‘마약과의 전쟁’입니다.
‘징벌자’ 두테르테와 피바람이 부는 필리핀

오래전부터 부정부패와 범죄로 얼룩져 있던 필리핀의 범죄율은 최근에 들어 극에 달했고, 국민들은 집밖에 나가는 것 조차 두려울 만큼 무서운 나라가 되었습니다. 그러한 국민들의 눈에 22년간 남부도시 다바오시의 시장으로 일하면서 필리핀의 살인수도라고 불릴 정도로 범죄율이 높았던 도시를 2015년 글로벌 통계 사이트 넘비오(numbeo)를 통해 전세계에서 5번째로 안전한 도시로 만든 ‘두테르테’는 자신들을 구해줄 영웅처럼 느껴졌을 것입니다. 그렇기에 그들은 두테르테에게 91%의 압도적인 지지를 보냅니다. (7월 펄스아시아가 필리핀 국민 1200명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 대통령이 되어 범죄의 근원이 되는 마약사범을 뿌리뽑겠다는 그의 정책에 수많은 사람들이 환호했고, 두테드테는 정책을 실행에 옮겼습니다. 당선 후 마약의혹이 있는 공무원의 명단을 발표하여 자수하지 않으면 체포하여 저항시 사살하겠다는 명령을 공포하고, 경찰에게는 마약 딜러로 의심되는 사람을 재판이나 증거 없이 즉시 사살 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합니다. 이로 인해 취임 후 7주 동안 마약 용의자 1916명을 사살 됩니다. (로이터 통신 출처) 이러한 비윤리적이고 충격적인 방법을 실행하는 두테르테는 자신을 비난하고 경고하는 국제사회에게 모욕적인 말을 던지며 자신의 ‘마약과의 전쟁’을 이어나가고 있습니다.

여러나라들은 다양한 정책과 방법으로 마약으로부터 발생되는 중독, 암거래, 범죄 등의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 노력해 왔습니다. 하지만 그 악의 고리는 쉽게 끊기지 않았기에 필리핀의 두테르테 대통령의 비윤리적인 방법까지 나오게 된 것이라는 생각을 해봅니다.
두테르테의 마약과의 전쟁, 이것만이 방법인가?

두테르테의 피의 정책으로 인해 필리핀 인권단체들과 국제인권단체들은 마약 용의자들의 일부가 범죄 혐의 조사와 재판을 거치지 않고 사살되고 있어범죄자 뿐 아니라 무고한 시민들까지 무차별 적으로 희생되고 있다고 전해옵니다. 또한, 최근 청부 살인 업자 에드가 마토바토(Edgar Matobato,57)는 최근 자신이 1988년부터 두테르테의 명령을 받아 사람들을 살해해 왔다고 자백했습니다. 그의 자백속에는 마약범죄와 관련된 사람들도 있었지만 그의 아들과 사적인 문제가 있었던 사람까지 죽인적이 있다고 자백하여 그의 칼자루가 사적인 감정의 무기로 까지 사용되고 있다는 의심을 품게 하고 있습니다. 영국의 BBC NEWS에 따르면 30일 한 컨퍼런스에서 두테르테는 자신이 필리핀의 히틀러라고 칭하며 “히틀러가 유대인 300만명을 학살했다. 지금 필리핀에는 300만명의 마약 중독자가 있다. 나는 그들을 처단하겠다” 라는 발언을 하며, 이것이 필리핀의 문제를 해결하고 다음세대를 구하는 방법이다라고 발언의 이유를 설명했습니다. 그의 과거의 폭력적인 발언들과 자신의 히틀러에 비유하는 그를 보면서 그가 실행하는 마약과의 전쟁이 필리핀 국민이 갈망하는 것처럼 마약을 뿌리 뽑는 열쇠과 될 수 있지 1970년대 심리학자 브루스 알렉산더(Bruce Alexander)의 실험을 통해서 생각해 보려고 합니다.
중독을 일으키는 마약은 따로있다?

20세기초 실행되었던 마약의 중독성에 관련된 실험은 모두 한마리의 쥐를 작은 케이지에 넣고 물이 담긴 병과 물과 헤로인 혹은 코카인이 섞여 있는 물을 둘다 제공하고 쥐가 어떻게 반응하는지를 살펴보는 것 이였습니다. 우리가 모두 예상하듯 쥐는 계속적으로 약이 섞인 물을 섭취했고 과다복용이나 중독의 이유로 서서히 죽어갑니다.

이것을 보면서 한가지 떠오르는 의문이 없으신가요? 병원에서는 진통의 효과를 위해서 거리에서 구할 수 있는 헤로인보다 더욱 깨끗하고 순도 높은 다이아몰핀(헤로인의 한 종류)을 사용합니다. 하지만 우리는 마약성 진통제를 사용하는 많은 환자들이 중독으로 인해서 피해를 받는다는 이야기를 들어본 적이 없을 것입니다. 그렇다면 왜 어떠한 마약은 중독으로 인해 사회적인 문제가 되고, 어떠한 마약은 중독을 일으키지 않게 되는 것 일까요.
브루스 알렉산더는 위의 실험에 대해 의문을 가지게 됩니다. 그것은 쥐가 항상 케이지 안에 혼자 들어가 있다는 사실과 약물을 마시는 것 외에는 할 것이 아무것도 주어지지 않았다는 것 입니다.
알렉산더의 실험에서 보는 마약의 다른 관점

그렇기에 알렉산더는 다시 실험을 준비합니다. 하지만 전의 실험과는 다르게 위의 그림과 같이 쥐를 혼자 케이지에 두는 것이 아닌 쥐들을 위한 ‘천국’을 만들어 줍니다. 쥐가 돌아다닐 만한 충분한 공간과 장난감이 가득하고 많은 수의 쥐들을 함께 놓아 성관계도 충분하게 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합니다. 그리고 일반 물통과 마약이 섞인 물을 놓아둡니다. 이 실험에서는 우리가 알고 있는 결과와는 다르게 많은 수드의 쥐들이 마약이 들어있는 물을 마시지 않는 다는 결과를 가져옵니다. 이것이 단순히 쥐들만의 이야기 일까요?

우리는 역사 속에서 그 답을 찾아 볼 수 있습니다. 베트남 전쟁에서 전쟁의 공포와 죽음에 대한 공포를 잊고 승리를 쟁취하기 위해서 미군은 다량의 헤로인을 군인들에게 지급합니다. 미국 국민들은 베트남 전쟁이 끝나면 전쟁에서 헤로인에 중독되었던 많은 군인들이 금단증상이나 사회적 문제를 야기 할 것이라고 예상했습니다. 하지만, 예상과는 다르게 95%이상의 군인들이 금단증상 없이 사회에 정상적으로 적응을 했습니다.
알렉산더의 실험결과와 베트남 전쟁을 바라보면서 우리는 중독과 사회문제에 대해서 다시 한 번 생각해 보아야 합니다. 위의 실험을 근거로 많은 수의 과학자들이 마약중독이라는 것이 약물 그 자체로부터 오는 것이 아닌 동물의 본성에 깔려 있는 사회적 관계가 결핍되면서 오는 중독이라는 주장을 흘려들어서는 안될 것 같습니다.
마약과의 전쟁, 과연 올바른 방법일까

그렇기에 우리는 필리핀의 두테르테 대통령의 결정에 그리고 그것을 지지하는 많은 필리핀의 국민들에게 반문을 던집니다. 우리의 사회는 지금까지 마약에 중독되어 있는 사람들을 사회에서 내몰고 직업을 가지거나 안정적인 생활을 유지하기 어렵게 되고, 그들이 약물을 사용하는 것을 발견하면 사회적 혜택과 도움을 앗아가는 분위기와 정책 그리고 환경을 만들어 왔습니다. 하지만, 우리가 우려하는 사회적 문제를 야기하는 것이 마약 그 자체의 중독성이 아닌 그들을 바라보는 시선이라는 것을 알아야 합니다.
두테르테의 피의 정책이 자신의 사사로운 감정이 섞여있다는 여러 근거들과 마약의 중독성에 관한 오해가 있다는 사실을 우리는 바로 알아 필리핀의 국민들이 바라는 필리핀의 범죄근절이 이루어 질 수 있을지 깊게 생각해 보아야 할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