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race Kim 이야기

Eun 3

1.본인소개 부탁할게요
안녕하세요, 리버풀지역에서 활동중인 싱어송라이터 Grace Kim 입니다. 현재 4인조 밴드와 함께 공연 및 음반활동 중이며 Liverpool Institute for Performing Arts(LIPA)에서 Music 전공 중입니다.

2. 인생에서 가장 큰 도전은 무엇이며 어떻게 극복하셨나요?
영국에 오기로 한 선택이 가장 큰 도전이었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영국에 오기 전 저는 클래식음악을 전공하고 있었고, 영국행을 결정한 순간이 곧 클래식을 그만두기로 결정했던 순간입니다. 처음 한국에서 클래식 작곡과에 진학했던 이유 중 하나는 클래식을 공부하면서도 충분히 가요작곡을 병행할 수 있다고 가정했기 때문이었습니다. 그러나 막상 해보니 병행하는 방식으로는 제가 원하는 수준으로 두 장르 다 해낼 수 없다는 생각에 이르렀고, 여러 과정을 통해 결국 영국으로 건너와서 제대로 팝 공부를 해보자 하는 결정에 하게 되었습니다. 환경, 언어, 수준 모든 것이 바뀌는 큰 일을 짧은 몇 개월 안에 하게 된 것도 큰 도전이었고, 무엇보다도 LIPA라는 학교의 수준을 따라 가면서 빠른 시간 내에 새로운 장르에 적응하는 것이 큰 도전이었습니다.

3. 영국엔 언제 오셨나요?
2014년 3월 5일입니다. 정확히는 몰랐는데 이번주로 딱 2년이 되었네요!

4. 영국에서 경험해 본 것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셋을 뽑는다면?
많은 일들이 있었지만 가장 기억에 남는 것들은 아이러니하게도 소소한 것들입니다. 영국에 도착한지 이틀째 되는 날, 동네를 걸어다니다가 동네 공원에서 한가로운 낮 한때를 보낸 적이 있어요. Victoria Park라는 Finchley지역 공원이었는데, 한국에서 찾아볼 수 없었던 푸르고 드넓은 잔디밭을 보면서 조용히 충격을 받았던 기억이 납니다. 평화롭고 자연스럽고 따뜻한 햇볕과 바람이 살랑이던 그 날을 아직도 기억합니다. 특별히 리버풀로 이사온 이후로는 날씨가 늘 안 좋아서, 날씨가 아주 안 좋은 날에는 그 때가 생각납니다.

버밍엄에 갔던 날도 많이 기억이 납니다. 런던에서 학생비자를 신청한 후 몇달 뒤에, 인터뷰를 받으러 버밍엄으로 올라오라는 편지를 받았습니다. 기차타고 버밍엄에 도착해서 인터뷰 방에 들어갔더니, 방에는 컴퓨터 한 대 뿐이었습니다. 그리고 그 컴퓨터로 화상통화를 하게 되었습니다. 후에 사람들과 런던에서 버밍엄까지 가서 다시 런던으로 화상통화를 했다며 한동안 재밌게 이야기 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지난 여름 International Mersey River Festival에서 Katy Alex라는 밴드와 함께 연주했던 경험을 꼽고 싶습니다. 여름날에 리버풀의 Waterfront에 설치된 큰 야외무대에서 BBC Music Day의 한 순서에 참여하게 된 것은 재미있는 경험이었습니다. 좋은 분위기와 좋은 관객. 제 개인 밴드와도 꼭 Mersey River Festival에서 공연해보게 되기를 기대합니다.

5. 취미 생활은요?
우울하고 힘들 때 취미생활을 통해서 해결하는 편인데요, 그 중 하나는 그림입니다. A6크기 작은 그림공책을 들고 다니면서, 가끔 우울하거나 답답할 때 많이 그립니다. 집에서는 요즘 캔버스에 아크릴화 그리는 데에 취미를 붙였습니다. 잘하지 못해도 즐겁습니다. 가끔 미술이 도움이 안될 경우에는 요리를 많이 하는 것 같습니다. 연중 행사로, 리버풀에 있는 국제친구들을 초대해서 Korean Food Night를 엽니다. 하루종일 서서 요리하고, 친구들이 맛있게 먹으면 스트레스가 많이 풀리는 기분입니다.

6. 맛집 3군데만 추천해 주세요
런던에서 친구들과 Notting Hill Gate역 근처에 있는 The Churchill Arms(W8 7LN)이라는 펍을 갔었는데, 음식도 아주 맛있었지만 외관도 아름답고 내관 인테리어가 참 재밌게 되어 있어서 런던에 놀러오는 친구가 있으면 꼭 소개를 합니다.

제가 살던 동네인 Finchley Central 근처에서는 Yijo(N3 2SB)라는 한식당을 소개하고 싶습니다. 바로 옆동네인 Golders Green과는 달리 한국인이 정말 별로 살지 않는 동네인데도, 정말 한국식 맛으로 승부를 보시는 유쾌한 주방장님이 계십니다.

리버풀에서 찾은 맛집은 Bacaro(L2 9UB)입니다. Lunch Menu가 아주 좋습니다. 비싸지 않은 가격에 3가지 작은 메뉴를 고르는 형식인데, 모든 메뉴가 담백하고 양도 부족하지 않고 적당합니다. 내부도 조용하고 세련되게 디자인 되어있습니다.

7. 이럴 땐 정말 영국이 싫다
지난 여름 많이 아파서 열흘 정도 입원을 했습니다. 한국에서는 병원진료가 빠르고 효율적으로 진행되는 반면에, 영국 병원에서는 응급실에서도 몇 시간을 기다리고, 다른 의사분이 오실 때마다 환자가 증상을 처음부터 새로 다시 설명해야하는 상황이 힘들었습니다. 의료보험은 좋지만 대신에 진료 시스템은 편리하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8. 이럴 땐 정말 영국이 좋다
영국의 자연스러우면서도 잘 정돈된 자연 경관이 좋습니다. 200~300년 된 건물과 지난 주에 막 지어진 새 건물이 공존하는 도시 경관도 좋습니다. 아주 중국식으로 지어진 거대한 Chinese Arch(리버풀)가 아주 영국적인 200년 역사의 Great George Street Congregational Church 바로 옆에 서 있는 모습도 재미있습니다. 다양한 문화와 시대가 섞이는 것에 거부감이 별로 없어보입니다. 영국인 특유의 오래된 것을 소중히 여기는 마음도 좋습니다. 서로가 서로에게 어느 정도 이상의 관여를 하지 않는 문화적인 부분도 가끔 좋게 느껴질 때가 있습니다. 확실한 것은, 한국에서보다 주변의 시선에 신경을 덜 쓰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오히려 주위 신경을 덜 쓰게 되면서, 스스로를 꾸미고 화장을 하고 옷을 사 입는 모든 것을 나 스스로를 위해 즐거운 마음으로 하게 되었습니다. 개인주의적인 문화가 어떨 때는 차가운 느낌을 주기도 하지만, 어떨 때는 스스로를 정확하게 보게 합니다.

9. 영어 공부는 어떻게 하는게 좋을까요?
영어로 하는 일상 생활과 공부가 어렵지 않게 된 지금도 계속 밤마다 읽기 연습을 합니다. 영어 공부는 참 끝이 없습니다. 제 경험으로는 영어 학원에 가는 것도 나쁘지 않은 방법입니다. 그러나 학원에 다니면서 직장이나 학교를 통해 실제 영국인들과 대화하는 것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TV, 라디오, 영화 등을 청취하는 것도 큰 도움이 됩니다. 한글 자막과 함께 보는 것은 도움이 잘 안 되지만 영어자막과 함께 보는 것은 도움이 많이 되는 것 같습니다. 영어를 일정량 이상 들으면 저절로 귀가 열린다고 합니다. 제 경우에는 런던에서 6개월 정도, 리버풀에 오면서 리버풀 사투리에 적응하는데 또 6개월 정도 걸려 완전히 알아듣게 된 것 같습니다. 말하지 않으면 귀가 열리더라도 입은 열리지 않는 듯 합니다. 이상하더라도 많이 말하고, 틈틈히 많이 공부하는 것이 중요한 것 같습니다. 한동안 한국 TV쇼나 한국어로 된 방송을 보지 않는 것도 빠른 영어습득에 도움이 되는 것 같습니다.

10. 언제 한국이 제일 그리우세요?
전화 한통 걸면 짜장면과 양념치킨이 왔으면 좋겠습니다. 올해는 결국 그 짜장면과 양념치킨을 만드는 데에 성공해서 몇번 먹어 보았지만, 전화 한통에 완성된 요리가 되어 오는 것과는 느낌이 다른 것 같습니다. 몸이 아플 때도 한국에 있었으면 편리하게 병원 시설을 이용하겠다는 생각을 합니다.

11. 처음 영국 생활을 시작하는 분들께 드릴 말씀
지역에 따라, 무엇을 하시느냐에 따라 다르겠지만 첫 6개월~1년 힘들어도 포기하지 마시고 잘 적응하시면, 영국을 더 이해하게 되고 그 보상이 올 거라고 믿습니다. 힘냅시다!

12. 앞으로의 계획
공연, 음반활동, 공부 모두에 있어서, 인생을 놓고 돌아봤을 때 후회하지 않을 도전을 만드는 것이 목표입니다. 구체적인 목표로는 여름에 페스티벌들에서 공연하는 것, 라디오에서 제 음악이 소개되고, 음악잡지에 리뷰가 실리는 것, 레이블사와 계약하게 되는 것 등이 있겠지만, 무엇보다도 이 시간에 영국 리버풀이라는 도시에서 제 밴드와 함께 공연하고 노래하고 제 개인적인 음악을 나누는 것은 참 축복된 일인 것 같습니다. 이 순간에 할 수 있는 것을 열심히 하는 것이 제 매일의 계획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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