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adford 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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짐을 두 손 가득 들고, 비행기를 타고, 본인이 생활하는 곳에서 멀리 떠나는 것만이 여행일까? 본인이 정해놓은 여행의 기준에 따라 다르겠지만 나는 삶을 refresh할 수 있는 정도면 여행에 온 기분에 설레곤 한다. 막연한 얘기지만 익숙한 공간에서 벗어나 다른 공간을 보는 것 그 자체에도 여행의 의미를 부여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어쩌면 한국에서 떠나 타지생활을 막 시작한 1학년 대학생 새내기여서 그런지는 몰라도 말이다. 처음 영국에 도착한 8월 말, 생활하는 집에서 수업 듣는 건물까지 걸어가는 길목을 바라볼 때에도 학교 주변에 있는 골목골목에서도 심지어 city에 있는 마트에 나가는 길에도 여행을 온 기분이 들고 새로운 공간에 온 기분에 낯설지만 몽글몽글한, 처음 느끼는 형용할 수 없는 기분이 들었다. 거의 세 달이 지난 지금도 가끔 미쳐 알지 못했던 공간에 발길이 닿으면 지난 삶에서 보지 못한 것들을 발견함에 설레곤 한다. 지금은 어색했던 공간에서 스스로 적응하는 나의 모습이 뿌듯하기까지 하다. 그래서 이번 첫 여행 일기는 가까운 곳으로 떠나볼까 한다. 나의 도시 ‘Bradfor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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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radford는 영국 웨스트 요크셔 지방에 위치한 도시이다. 사실 다른 Manchester, Sheffield 등 내가 가본 도시에 비해 규모는 작다. 하지만 처음 일주일 지내고 친구에게 이 지역에 대해 설명할 때 ‘알찬 도시’라고 설명했을 만큼 생활하기에 공부하기에 적응하기에 불편함 전혀 없는 도시라고 자부할 수 있다. 이렇게 bradford에 대한 자부심이 큰 이유는 첫 인상이 좋아서일지도 모른다. 혼자서 이민가방, 32인치 캐리어 총 80kg의 짐을 낑낑거리며 도착한 이 도시에서의 첫 아침이 너무나도 맑았기 때문이다. 정말 마치 나를 반겨주듯 날이 너무 화창하였다. 영국은 날씨 빼면 다 좋다던 선배의 말들이 믿기지 않을 정도였으니까. 물론 11월인 지금은 해보다 구름과 비를 많이 보지만 첫 인상에서 무엇이든 결정 난다 하지 않았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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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도시의 가장 큰 매력은 생활 반경을 걸어서 맞출 수 있다는 것이다. 큰 도시들을 방문했을 때 가장 불편했던 점이 각 장소들에서의 이동 시간들이 길다는 점이었다. 하지만 bradford는 도시의 중심에서 (내가 사는 곳에서 중심까지는 3-5분 내외) 커피숍, 생활용품 판매점, 큰 마트들까지 느린 걸음으로 10분에서 15분이면 충분하다. 올해 규모가 큰 쇼핑센터가 도심 가운데에 들어서서 쇼핑할 기회가 더욱 늘었다. 여자 신입생들은 bradford에서 준 입학선물이라 할 정도로 정말 선물 같은 일이 아닐 수 없었다. 그 전까지는 큰 쇼핑을 하려면 가까운 leeds에 기차를 타고 이동해야 했기 때문이다. 요즘같이 해를 보기 힘든 영국의 겨울 같은 가을에 가끔 밝은 날 친구와 가지는 주말의 티타임 그리고 가끔 가지는 쇼핑타임이 얼마나 즐거운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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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 내가 다니는 university of bradford에 대한 소개를 하고자 한다. 지역 특성상 이슬람이 많지만 거의 대부분 영국에서 태어나고 자란 친구들이 많다. 그래서 인지 한국에서 다문화 친구들과의 만남에서 만나 이슬람 친구들 보다는 더 개방적이다라고 느꼈다. 또한 이 곳에 있는 한국인은 다른 도시의 한국인 유학생에 비해 50-60명 정도로 규모가 작은 편이지만 네트워크가 강한 편이이라 학교에 정착할 때에 학업적인 면에서 정말 큰 도움을 받았다. 이런 부분은 혼자 생활을 해야 하는 유학생에게 얼마나 안정감을 주는지는 타국 생활을 해본 사람이면 알 수 있을 것이다. 학교 국제부에는 한국인 선생님이 계셔서 모르는 부분이나 학교에서 얻어갈 수 있는 부분을 극대화 시킬 수 있도록 도와주신다. 우리 학교의 가장 큰 장점은 국제 학생에 대한 이해도가 굉장히 높다는 것과 그에 따른 배려가 높다는 점이었다. 뿐만 아니라 학교에서 제공하는 교류 프로그램들도 다양해 학생들이 졸업 시 본인의 가치를 높일 수 있는 기회를 상당히 많이 제공한다. 이렇게 여러 가지 기회들 그리고 학교에서 주는 배려들로 인해서 bradford에서의 생활이 좀 더 윤택해지고 있지 않나 생각한다.

이번 편에서처럼 여행의 의미를 가까운 곳에서 찾아보면 자신이 지내는 곳에서 미처 발견하지 못한 새로운 매력을 알게 될 것이다. 필자도 이 기사를 쓰면서 내가 살고 있는 도시를 얼마나 좋아하고 있는지 새삼 느꼈다. 익숙함에 속아 자신이 머물고 있는 공간을 오래된 옛 연인처럼 보고 있지는 않은지 확인해 보는 것이 어떨까. 날 좋은 주말 본인이 살고 있는 도시를 탐색해 보는 것도 하나의 방법으로 추천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