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rban Floristry

연초에 심심풀이로 찾아본 토정비결에서 게으름은 올해의 적이라 했다. 그래서 있는 힘을 다 내어 열심히 살아보겠노라고 다짐했는데, 시간은 무섭게 흐르고 나는 변한 것도 크게 발전된 것도 없다는 생각에 참 무기력해지는 요즘이다. 신랑을 따라 결혼 후 영국으로 이사 온지 딱 1년이 되었고 다들 야무지게 잘 살았다 격려를 해주지만 나는 아직 넘어야 할 것이 많고 보고 배워야 할 것들 것 잔뜩 쌓여있는데 종종거리고만 있는 느낌이랄까.

정말이지 배워야 할 것이 많다. 내가 일하고 있는 이 작은 곳에서도 고객들의 요구와 그들이 생각하는 이미지들이 다양한데 런던 중심에서 트렌드를 이끌어가는 숍들은 어떨까. 그 세계가 궁금하기도 하고 과연 내가 발전을 거쳐 꿈꾸는 자리에 이를 수 있을는지 불안한 마음도 있다.

이런 불안한 마음이 들 때면 꽃 관련 책들을 읽는 것이 도움이 된다. 읽다보면 그동안 잊고 있던 지식들도 다시 상기할 수 있고, 예전보다 더 이해가 잘 되는 내용들이 흥미롭다. 얼마 전에는 구석에 쌓아놓았던 다육식물 책들을 꺼내보았다. 헝가리에서 손꼽히는 아트스쿨을 다니던 동료가 이것저것 관심사가 많은데 그 중 다육식물에 매료되어 사막에서 씨앗까지 주문한 이야기를 듣고 나서이다. 나는 한국에서는 다육식물이 참 흔했는데 영국에 온 후에는 그처럼 여러 종류의 다육을 보지 못해 시들했던 참이었다. 다시 책을 천천히 읽다 보니 너무 귀여운 이미지들이 많아 조만간 콜럼비아로드 플라워 마켓으로 나들이를 가서 다육식물들을 좀 사와야겠다고 다짐했다.

동료나 친구들로부터 영감을 받을 때도 있지만 주로 SNS를 보는 것이 나에겐 참 도움이 많이 된다. 작년에 일하던 숍에서 Kokedama를 참 많이 만들어 팔고 워크숍까지 진행했었다. 그 때는 가든을 사랑하는 영국인들에게 딱이라고, Country style이라 생각했는데 그 후에 인스타그램을 통해 한국 가든디자이너가 쇼룸을 Kokedama를 이용하여 모던하게 디스플레이 한 것을 본 것이 신선했다. 같은 오브젝트로도 다른 느낌을 내는 것이 플라워 디자인과는 또 다른 재미가 있는 듯하다. 공간에 따라 다르게 연출할 수 있는 Kokedama. 만드는 것도 어렵지 않으니 봄맞이로 작은 공간을 꾸며보는 것을 추천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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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okedama (in English, literally “moss ball) is a ball of soil, covered with moss, on which an ornamental plant grow. The idea has its origins in Japan where Kokedama are very popular. – Wikipedia.

Urban Florist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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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이 왔다. 아직 이렇게 춥고 바람이 세차게 부는데 무슨 봄인가 싶겠지만 길을 걷다 한쪽 귀퉁이에 핀 수선화, 슬금슬금 피어날 준비를 하고 있는 목련, 너무 이르게 활짝 핀 벚꽃나무를 보면 슬쩍 설렌다. 매일 꽃에 둘러싸여 일하는 직업을 가지고 있어서 진작에 봄을 느끼긴 했다. 어느 날 숍에 개나리가 도착한 날은 한국 집 앞 담벼락에 고개를 내밀며 잔뜩 핀 개나리 생각에 하루종일 한국이 그립기도 했다. 보고 또 봐도 질리지 않는 튤립, 아네모네, 양귀비 등의 봄 꽃을 보고 감탄을 하는 것이 일상이 되었고 하야신스와 무스카리 같은 알뿌리 식물이 매일같이 들어오니 나도 작은 정원을 가지고 싶다는 생각을 수백번도 더 한다.

꽃을 배울 때에도, 한국에서 잠시 꽃 일을 하게 되었을 때에도 플란팅을 좋아하지 않았다. 한국에서는 아파트에 들어가는 화기에 큰 나무를 심거나 작은 화분에 식물을 옮기는 분갈이하는 수준의 작업이었기 때문에 재미를 느끼지 못했던 것 같다. 그런데 영국에 오니 의외로 고객들이 식물 상품을 많이 찾는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더구나 지금 일하고 있는 곳에 다른 플로리스트들의 실력이 좋고.. 그래서 하루하루 기회를 잡아 내 실력을 증명해야 하니 플란팅도 즐겨야 하는 상황이 되었다. 글라스에 난을 원하는 사람도 있고 큰 수반을 주문하기도 하고 가든 스타일, 모던한 화기, 빈티지한 느낌을 찾는 사람들.. 이렇게 다양한 수요가 있고 사용할 수 있는 식물의 종류도 많으니 새로운 시도를 하고 식물들을 여러모로 디스플레이하며 재미를 찾게 된 것이다.

재미있고 간단한 플란팅, 봄을 맞이하며 겨울동안 칙칙했던 집안 분위기도 바꿀 겸 몇 가지 식물들로 미니가든을 만들어보았다.

Mini Gard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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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ips !
ο 화기 바닥에 배수층을 만든다. (난석이나 자갈을 이용) – 물이 고여 식물의 뿌리가 썪는 것을 방지
ο 키가 큰 식물을 뒤쪽에 배치한다.
ο 트레일을 살릴 수 있는 식물을 앞쪽에 배치하여 자연스럽고 와일드한 느낌을 표현한다.
ο 꽃이 피지 않은 단단한 상태의 하야신스를 구입하면 꽃을 더 오래 볼 수 있다.
ο 실내 식물과 실외 식물은 구분하여 심는다.

꽃을 피우는 식물, 라인이 예쁜 식물 등을 적절히 선택한다.

꽃을 피우는 식물, 라인이 예쁜 식물 등을 적절히 선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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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갈을 화분에 먼저 깔아 배수층을 충분히 만든 후 배양토를 덮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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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트에서 식물을 분리하기 – 하야신스나 무스카리같은 알뿌리(bulb) 식물은 꽃이 지고 난뒤 양파처럼 생긴 뿌리를 다시 심으면 다음해에 또 꽃이 피어난다.

식물을 심을 자리를 정하기 - 다른 식물보다 키가 큰 하야신스를 뒤쪽에 배치했다. 무스카리는 키가 작은 상태라도 자라는 속도가 빠르니 가장 자리나 뒤편에 심도록한다. 둥근 모양의 화분에는 삼각형을 이루도록 배치하는 것이 좋다.

식물을 심을 자리를 정하기 – 다른 식물보다 키가 큰 하야신스를 뒤쪽에 배치했다. 무스카리는 키가 작은 상태라도 자라는 속도가 빠르니 가장 자리나 뒤편에 심도록한다. 둥근 모양의 화분에는 삼각형을 이루도록 배치하는 것이 좋다.

Urban Florist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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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코잡스 매거진 그룹에 흥미를 가진 뒤 스스로 발을 들일 수 있었던 솔직한 이유는 ‘무거워 보이지 않아서’였다. 그런데 순식간에 진행 되어가는 상황을 보니 경험도 많고 전문적으로 능력이 출중한 멤버들, 온라인 매거진 론칭까지 내 기준에선 가쁜 마감 날짜라니. 옛날 옛적 싸이월드에서 포도알 적립을 엄청나게 많이 한 것과 취업 준비를 하며 자소설을 열심히 썼던 경력밖에 없는 나는 상당한 부담감을 느끼게 되었다.

첫 번째 마감 날짜를 앞두고 유코잡스 매거진의 설립자인 이형욱님과 메시지를 주고받으며 조금은 안도를 하며, 얼마 전 동생과의 이태리 여행 중 유심히 읽어보았던 한인 신문을 떠올렸다. 평범하지만 연령, 성별, 하는 일이 각자 다른 교민들이 살아가는 이야기들로 소박하게 신문이 발행되었는데, 이태리 전역에 배부가 된 그 작은 책자를 흥미롭게 읽으며 잠시 이런 생각을 했었다. ‘나도 언젠가 어딘가에 글을 써보는 날이 있을까.’ 그런데 이렇게 금방 기회가 오다니!

많은 사람들처럼 십대까지의 나는 내가 특별한 줄 알았다. 그렇지만 발달단계를 기준으로 학령기에 정점을 찍고 청소년기 때부터 20대까지 쭉 내리막길이었다. 대학에 가서는 나보다 뛰어난 너무 많은 사람들을 보고 자신감을 갖지 못했다. 뚜렷한 목표를 가지지도 않았고 꿈을 항시 바꾸며 별 다른 노력이나 준비 없이 정신적으로 미성숙하고 게으르기까지 했다. 졸업하고 취업을 할까 임용시험을 볼까 고민 하다가 취업이 더 어려운 것 같아 임용시험을 준비. 시험도 이 정도면 되겠지 하며 설렁설렁하다가 마음 아프게도 낙방했다. 그래도 교육이 가장 자신 있는 일이었기에 운 좋게 학교에서 여러 해동안 학생들을 가르쳤지만 시간이 갈수록 내가 진정으로 원하는 일이 아니라며 회의감을 느꼈고 미래에 대해 불안해 하며 우울해 하곤 했다. 그래서 지금까지 딱히 이룬 것이 없고 내세울 것 없는 내가 모든 것이 새로운 이 곳 영국에서, 나에 대해서, 내가 좋아하는 일에 대해서 글을 쓰고 있는 것이 참 쑥스럽지만 한편으로는 신기하고 즐겁다.

미적 안목이 높은 내 친구가 결혼을 하던 몇년 전 그 날. 그녀의 취향에 맞춰 특별 주문했던 부케가 내 마음을 뒤흔들어놓았다. 그 부케는 배우 강혜정의 부케로 유명하던 여리여리한 보랏빛 히아신스(Hyacinth). 그 순간 나는 다짐했었다. “저렇게 아름다운 창작물을 내가 만들어야겠다.” 그렇게 강하게 무언가에 대해서 열망하기는 정말 오랜만이었고 꽃을 보는 것만으로도 즐거웠기에 꽃과 관련된 자료를 끊임없이 찾고 여러 플로리스트들의 책을 읽고 플라워 레슨을 시작했다. 그리고 영국에서 플로리스트가 되어있는 내 모습을 그리며 그 당시에는 남자친구였던 지금의 남편에게 영국은 나와 운명이라고, 너와 함께 당장 영국에 가서 꽃을 만들고 싶다고, 그게 내 인생의 목표라고 수백 번 말했다. 그리고 나는 지금 내가 바라던 그 길에 있다.

올 해 영국에 와서 살던 작은 동네에는 영국 가든 스타일의 꽃을 많이 가져다 놓는 숍이 있다. 내츄럴한 프렌치 스타일 디자인을 추종하던 나에게 안성맞춤이었다. 그 곳에서 정식으로 일을 시작하자는 약속을 받기 전, 내가 만들었던 리스(Wreath)를 고객이 마음에 쏙 들어 했고 그 바람에 숍을 운영하는 부부가 나를 채용하기로 결정을 했던 것 같다. 영국에서 교육을 받지도 않았고 경력도 없으며 영어도 어설픈데 영국인들을 상대로 일을 하다 보니 의기소침할 때도 있고 마음처럼 안 될 때가 있어 답답한 날도 있었지만 매일 매일이 소중하고 감사했다. 처음에 리스 만들기로 실력을 발휘를 해서였는지 리스 주문이 들어오면 주로 내가 자신 있게 자리를 잡고 앉아 만들었는데 매번 다른 스타일의 리스를 만들어 완성작을 볼 때마다 만족스러움과 동시에 행복한 기분을 만끽한다.

그래서 내가 앞으로 이야기를 하게 될 ‘Urban Floristry’의 첫 번째 주제는 내가 좋아하는 ‘리스(Wreath)만들기’ 이다. 한국으로의 짧은 휴가동안에 구상했던 크리스마스 리스를 만들려고 준비해놓고 보니 이 매거진은 내년 1월에나 발행될 것이라는 게 이제야 떠올랐다. 그래서 급하게 크리스마스 분위기를 내는 재료들을 최대한 제외해야 했다.

<리스 만들기>

수국(Hydrangea)는 정원에서 잘라와 말린 것, 천일홍과 솔방울은 집에 있던 것들을 사용했다.
솔방울은 Hobbycraft 뿐 아니라 Homebase나 가든센터 등 에서 쉽게 구할 수 있다.
근처의 플라워숍에서 다양한 foliage와 꽃들 중 말리기 좋은 꽃들을 추천받아 창의력을 발휘해 보는 것도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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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료: Rattan Wreath (Hobbycraft £1.50), Cinnamon sticks (Hobbycraft £2.00), Spray roses, Hydrangeas, Eucalptus, Pine cones, Wire (Hobbycraft £1.00), Twine (Hobbycraft £2.00), Hessian (Hobbycraft £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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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준비된 재료들을 함께 모아 꽃철사(wire)로 감은 뒤 한 방향으로 리스를 차곡차곡 메꾼다는 개념으로 감아준다. 말린 스프레이 로즈의 색이 잘 나오지 않아 천일홍으로 포인트를 하니 분위기가 한층 바뀐 것을 볼 수 있다. 지루하지 않도록 어울리는 색들을 잘 믹스하는 것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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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Hassian을 적당하게 다양한 크기로 잘라 리본을 만들면 리듬감을 구성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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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같은 종류의 꽃이나 잎들이 겹치지 않도록 골고루 퍼뜨린다. 또한 안쪽, 바깥쪽, 다양한 각도로 변화를 주며, 재료들의 높이를 일정하게 유지하여 리스를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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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완성 후 전체적으로 빈 부분이 없는지 확인하고 볼륨감이 너무 큰 부분은 가위로 잘라 내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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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수국이나 솔방울 대신 정원이나 발코니에서 쉽게 기르는 아이비(Ivy)나 다른 잎 소재들을 활용하면 봄에는 산뜻한 분위기의 리스를 만들 수 있다.